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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yo일상^^8

북한산 원효봉 등산

by ☆티라레미수☆ 2021. 10. 23.

북한산 원효봉

추석연휴때.
비온뒤라 하늘에 구름도 많았고 맑게 갠 날이라 더 청명해 보이는 날이었다.
동네 공원 산책로나 가끔 돌다 등산은 정말 제주여행에서 한라산 가본이후 거의 20년 가까이 된 것 같다.

북한산 원효봉


등산복 등산장비 하나없이
청바지입고 슬립온 신고 용감하게 뒷산 산책하듯 떠난 복장에 웃음이 났다.
요즘엔 산아래 이렇게 등산복 매장도 많이 있네~
구경은 나중에 해봐야겠다


힘든 등산은 못하니 최대한 가벼운 길로 안내하라는 말을 잘 따랐는지 어쨋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봉이란 봉은 거의 올라갔는데 원효봉이 가장 쉬운코스라 했다.


등산 입구부터는 말 그대로 편안한 산책로 느낌이라
룰루랄라~ 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비온뒤라 졸졸 소리내서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기분도 더 좋아졌다~
집에서 뒹굴거리느니 나오길 잘 했다면서~


역시 북한산이라 동네 우장산 산책로와는 느낌이 다르다며 산새 지저귀는 소리에 우와~ 좋다며 날아갈듯한 발걸음을 떼었더랬다.
뒤에 일은 생각도 못하고...

북한산 원효봉

기분좋은 콧노래는 얼마 못갔다.
이런 돌계단이 앞으로 계속 쭈욱 이다..
5분도 못가 내면에는 갈등이 일었다.
포기하고 내려가? 계속 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시선은 바닥만 보고
힘들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면의 갈등과 함께 올랐다.
허벅지가 무거워져 한 걸음만 더 올라가면 죽을것만 같더라...ㅋ
한참 올랐다고 생각했는 5분, 10분밖에 안됐다는게 절망스럽...~
잠깐 오르고 쉬고 잠깐 오르고 쉬고 내려갈까 말까 갈등 때리며 그렇게 오르고 올랐다.



중간 중간 산아래를 내다보며 쉴때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보자는 긍정적인 생각도 들면서 ㅎㅎ


오르고 또 오르고 난코스가 등장~
이 큰 바위를 건너가야만 한다.
후진은 없다.
직진만 답인데...그걸 이 바위의 줄을 의지해 넘어가야한다는 점...
또르르르르....고소공포증 있어 무서운데...
그렇다고 거의 다 왔다는데 후진할 수 없어
오마이갓~ 을 외치며 생존본능으로 줄을 잡고 몸을 낮춰 바닥만 쳐다보고 바위를 넘었다.



바위를 넘기전 위치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이 별거 아닌 사진 같아도 참 엄청난 위치에서 바라보는 산이라 생각하면 나도 해냈다는 벅찬 감동이 좀 있다 ㅋ


내가 넘어온 바위가 바로 저 바위다.
산꼭대기에 저 둥그런 바위가 어쩌다 올려져 있는걸까?
사람들은 저런 바위를 어찌 넘을 생각을 하고 쇠를 박고 밧줄을 매달았을까?
절로 고개가 좌우로 도리도리 하게된다.

저 큰 바위를 건너오면 이런 성벽이? 나온다.


요길을 지나면 원효봉이다.
옛선조들은 이 높은 산에 저런돌을 어찌 메고와서 성벽을 쌓았을까?
그저 존경스럽다.
돌조각을 메고 산을 올랐던..
산을 올라 바위들을 쪼개 성벽을 쌓았던..
진짜 고생을 하셨구나..


북한산 해발 505m 원효봉.
오늘의 목적지 도착이다.

북한산 원효봉

산에 올랐으니 컵라면 하나 먹어주고~
등산의 목적이 컵라면인 것처럼 ㅋㅋ

북한산 원효봉 고양이

이 높은곳에 들고양이들이 있다.
먹이를 주고 가시는 분이 계시더라..

마무리 믹스커피 한잔~
그리고 안녕! 북한산~
그날 저녁 내 다리는 삐걱삐걱 로보트 다리가 됐다고 한다...